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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든 일본이든 이 보이스피싱은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고령사회인 일본은 노인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데... 일명 '송금사기'라고 한다.

'송금사기'는 오레오레사기(나야!나! 전화해서 무조건 나야!나 라고 말해서 돈을 뜯어내는 사기)에서 시작해서 요즘은 채권이나 증권을 가진 사람에게 돈을 잃을 수도 있다고 사기를 친다.

그럼 한국은??
나는 한국은 걱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 전화번호는 인터넷, 은행, 멤버쉽등 어떤 곳에도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핸드폰은 남편사마와의 전용 무전기일 뿐이다. 
그래서 보이스피싱이 절대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불과 얼마전까지는.....ㅠㅠ

얼마전 카카오톡으로 전갈조차 못 보내는 내 구식핸드폰을 긍휼이 여긴 남편사마의 성은으로 나는 드디어 '일본에서 인기있는 또하나의 가족 '삼촌'의 은하수핸드폰'을 손에 넣었다.(아~ 간접광고 피해가기 힘들어요ㅋㅋ)
상큼하게 번호도 새로 바꾸고...^^
그리고 며칠 뒤...
내 전화번호를 아무도 모르는 데 나는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평소 모르는 전화는 받지 말라는 남편사마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나는 새로운 핸드폰이라서 왠지 전화를 이용해보고 싶어졌다ㅠㅠ
조금 고민하다가 받았다. '요보세요~~'

'우체국입니다. 우편물이 발송되었으나 반송 어쩌고 저쩌고, 상담원 연결은 9번...'

상대는 자동 응답기 였다.
심심한데 사람이랑 통화나 해볼까 나는 아무생각 없이 9번을 터치했다. 

피싱녀 : ㅇㅇ우체국입네다. 송~함이 어뜩케 되심이까?
사야까 : 사야깐데요...
잠깐...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사투린데... 상대방의 이상한 발음을 알아챈 나는 머릿속으로 기억을 더듬어 전국일주를 했다.
부산? 부산은 아이다~ 고마 궁디를 주~ 차삐까....
전라도? 음미~~ 거시기 선상님 전라도는 아니랑께..... 
충청도인가... 지는 아~~니~~에~~유~~ 음... 
강원도...? 웰컴투동막골 아니드래요~ 감자캐다 고뱅이 나갔드래요~
도대체 어딘거야???????

피싱녀 : 네??                        사야까 : 사야까에요~~
피싱녀 : 아,..네.. 사유가씨! 요기 있네요. 이롬이 특이해서 인자 찾았습네다. 우체국에 신용카드 신청하셨죠? 
사야까 : 아뇨.(아...뭐지 이 발음... 어디서 들었는데....)
피싱녀 : (급심각) 고게님 전혀 모르는 사실입네까?
이상한 말투의 피싱녀는 친절하게도 경찰에 대신 신고를 해준다고 했다. 착하네~^^

잠시뒤 우체국과 똑같은 말투의 경찰아저씨에서 전화가 왔다. 
피싱남 : 경찰섭네다~ 긴급팩스로 신고가 접수돼서 전화했습네다. 통화괜찮으십네까?

아아~~~~~~~~~드디어~~~~~~~~ 생각났다. 이 말투ㅋㅋㅋ 보이스피싱ㅋㅋ

수다맨이 연변 조선족 사투리할 때 쓰던거다ㅋㅋ
피싱남 : 개인정보가 유출돼서 도용된 거 같슴다. 
            요즘 그런 일이 많은데 사유가님이 걸려든거 같슴다.

사야까 : 근데요... 저는 신용카드 발급이 힘든데요...
피싱남 : 발급돼서 반송되었다고 신고가 들어왔는데요?
사야까 : 이상하네요.. 저는 주민등록번호가 없는데요...
피싱남 : 아니 주민번호가 없는 사람이 어데 있슴까?
사야까 : 저는 일본인이라서 없슴다ㅋㅋ(중독성 있는 이 사투리ㅋㅋ)
피싱남 : 일본인이라고요? 한국사람 아니에요?
사야까 : 네...

내가 일본인이라고 커밍아웃하자 사기는 안 통하겠다 생각한 아저씨는....
피싱남 : 아~~씨.. 쪽빠리가 왜 한국말을 하고 X랄이야...재수없게..
사야까 : (뚜껑이 열렸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어학당에서 공부했어요ㅋㅋ
피싱남 : 에라이~ 재수없을라니까.. 빠가야로다~~
사야까 : 아저씨...........
피싱남 : 어?
사야까 : 반사~^^ 
피싱남 : 하~ 나이거참... 근데 한국말 잘 배웠네.
사야까 : (오~ 칭찬받았어ㅋ) 아저씨도 어학당 다니세요. 발음 좋아져요 히잉~
피싱남 : (급돌변)내가 니보단 잘한다. 쪽빠리주제에... 근데 진짜 일본인 맞나?

당하고만 있을 내가 아니다. 역공들어간다~
직접 욕을 해줄까하다가..... 
나는 교양있는 여자이기에..... 나 '부대' 나온 여자야~ 이거 왜이래~


사야까 : 여자쪽빠리입니다^^ 워스리버렌(나 일본인)..  니취팔러마?
피싱남 : 중국말했나? 욕했나?
사야까 : 밥은 먹고 다니냐고요...??(살인의 추억 송강호 중국어 버전이다 이놈아ㅋㅋ)
피싱남 : 중국말도 하나? 
사야까 : 니메이요쯔신짜(자전거 있니?)           
피싱남 : 자전거 없다.. 걸어다닌다. 
중국어 배워서 쓸 기회가 없어서 매번 아쉬웠는데 전화중국어를 공짜로 하게 될 줄이야ㅋ 아저씨 가끔 전화해주세요ㅋㅋㅋ

피싱남 : 중국말도 잘하네. 열심히 살아라~
사야까 : 아저씨............
피싱남 : 왜?
사야까 : 반사~^^
피싱남 : 뚜뚜뚜뚜뚜...............

욕먹고 칭찬먹고 욕먹고 칭찬먹고^^
아무튼 재미있는 하루였다.
그나저나 새로운 핸드폰번호를 어떻게 알았을까? 신기하네...
호랑이 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요. 모두 보이스피싱 조심합시다(^.^)/


출처 : http://sayaka.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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